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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을 마친 두 동 · 왼쪽과 오른쪽이 원래 따로 서 있던 건물. ⓒBRIQUE Magazine
리모델링을 마친 두 동왼쪽과 오른쪽이 원래 따로 서 있던 건물.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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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44%인 거리에서 다세대주택 두 동이 표를 받는다 (서울·재생건축)

2026.08.28

서울 강남 신사동 골목에 1990년대 중반에 지은 다세대주택 두 동이 있다. 4년 전 철거를 한 달 앞두고 있었다. 지금 그 두 동은 하나로 붙어 성인 27,000원짜리 표를 받는다.

1.「가우디: 서울에서 다시 태어나다」가 8월 1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27에서 문을 열었다. 10월 31일에 닫으니 91일짜리 전시. 자리는 가로수길 안쪽 골목, 이름은 신사하우스.
2.매일 10시에 열어 20시에 닫고 마지막 입장은 19시. 권장 관람 시간은 60분이다. 티켓은 Fever에서 파는데 성인 정가가 27,000원이고 주중에 오면 22,000원. 살림집이던 건물에서 받는 값.
3.등기상 한 동이 연면적 431.13㎡, 우리 셈으로 130평. 1995년 9월에 사용승인이 났고 등재 용도는 제2종근린생활시설. 이런 동이 둘 붙어 있고, 전시는 두 동을 묶어 다섯 개 층을 쓴다.
흰 페인트가 올라가기 전 · 붉은 벽돌과 옥상 유리 박스가 원래 모습. 이미 전시장으로 쓰이던 때. ⓒ신사하우스
흰 페인트가 올라가기 전붉은 벽돌과 옥상 유리 박스가 원래 모습. 이미 전시장으로 쓰이던 때. ⓒ신사하우스
4.이 값이 이상해지는 건 자리 때문. Cushman & Wakefield가 잰 2025년 가로수길 공실률이 43.9%였다.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가장 높고, 성수의 열 배가 넘는다. 열 곳 중 넷이 비어 있는 거리에서 다세대주택 두 동이 표를 받기 시작했다.
열 곳 중 넷이 비어 있는 거리 2025년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 Cushman & Wakefield 조사 가로수길 43.9% 한남·이태원 11.2% 홍대 10.4% 명동 4.9% 성수 3.4% 1층 임대료는 평당 월 30만~35만 원선을 그대로 부른다
도표 읽는 법검은 막대만 가로수길. 나머지 넷을 합쳐도 그 절반이 안 된다.
5.2022년으로 거슬러 간다. 철거 예정일을 한 달 앞두고 메종 코리아가 이 건물을 통째로 빌렸다. 「Maison to Maison 2022」. 방 32개를 크리에이터들에게 하나씩 내주고 각자 취향대로 꾸미게 한 홈·라이프스타일 전시였는데, 보러 온 사람들이 건물을 남겨 달라고 했다. 그렇게 3년을 더 버텼다. 철거를 막은 건 보존 운동이 아니라 표를 사러 온 사람 수.
6.대표 박앤드루가 이로재에 설계를 맡겼고 준비와 공사에 2년이 걸렸다. 벽돌 외벽을 굴착기 집게로 뚫어 개구부를 냈고, 슬래브를 부분적으로 걷어 내면서 붉은 H형강을 넣어 하중을 다시 잡았다. 두 동 사이 마당에는 외부 철골 계단을 새로 용접해 세웠다.
벽을 뚫는다 · 집게로 벽돌 벽을 뜯어 개구부를 냈다. ⓒ신사하우스
벽을 뚫는다집게로 벽돌 벽을 뜯어 개구부를 냈다. ⓒ신사하우스
슬래브를 걷고 철골을 넣는다 · 붉은 것이 새로 넣은 H형강. ⓒ신사하우스
슬래브를 걷고 철골을 넣는다붉은 것이 새로 넣은 H형강. ⓒ신사하우스
7.붉은 벽돌은 흰색으로 덮였는데 뚫은 자리의 단면은 메우지 않았다. 흰 페인트 아래로 벽돌 켜가 그대로 드러나고, 새로 넣은 철골의 볼트 머리도 하얗게 칠한 채 남겼다. 승효상의 설명은 시간을 멈추지 않고 편집했다는 쪽. 재개발이 서울의 기억을 빠르게 지우니 산 흔적을 남기면서도 새것으로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려 했다고.
메우지 않은 단면 · 뚫은 자리에 벽돌 켜가 그대로 남는다. ⓒBRIQUE Magazine
메우지 않은 단면뚫은 자리에 벽돌 켜가 그대로 남는다. ⓒBRIQUE Magazine
두 동을 잇는 계단 · 마당에 새로 용접해 세운 외부 계단. ⓒ신사하우스
두 동을 잇는 계단마당에 새로 용접해 세운 외부 계단. ⓒ신사하우스
8.여기가 원룸 칸이 결함에서 자산으로 넘어가는 자리. 이 전시는 테마 공간 7개를 요구하고, 화이트큐브였다면 가벽을 세워 방을 만들었다가 끝나면 뜯어내야 한다. 여기는 방부터 이미 서 있었다. 30개가 넘고 천장 높이도 제각각이다. 조도를 낮춰야 하는 원본 자료는 작고 낮은 방이 유리하고, 벽을 통째로 쓰는 프로젝션은 슬래브를 걷어 층고를 얻은 자리가 필요하다. 승인받은 재현품 42점과 NAKED의 미디어아트가 그 편차 위에 나뉘어 앉는다.
층을 튼 자리 · 슬래브를 걷어 낸 만큼 얻은 층고. ⓒBRIQUE Magazine
층을 튼 자리슬래브를 걷어 낸 만큼 얻은 층고. ⓒBRIQUE Magazine
방에서 방으로 · 벽 하나를 통째로 쓰는 프로젝션. ⓒBRIQUE Magazine
방에서 방으로벽 하나를 통째로 쓰는 프로젝션. ⓒBRIQUE Magazine
9.가로수길에서 먼저 사라진 건 임차인이 아니라 머물 이유였다. 옷을 사러 갈 이유는 온라인이 가져갔고 커피는 어디에나 있다. 사람을 60분 붙들고 그 값으로 2만 원대를 받는 장사가 그 빈자리에서 성립한다.
만지는 전시 · 벽에 붙인 건물 부조에 손을 대는 관람객. ⓒBRIQUE Magazine
만지는 전시벽에 붙인 건물 부조에 손을 대는 관람객. ⓒBRIQUE Magazine
10.층별로 쪼개 세를 놓으면 한 동이 월 1,800만 원 안팎이고 두 동이면 월 3,600만 원쯤 된다. 1층에 가로수길 시세인 평당 30만 원을 대고 위층과 지하는 그보다 한참 낮게 잡아 계산한 값(이하 추정).
11.문제는 그 돈이 실제로 걷히느냐다. 공실률 43.9%를 그대로 얹으면 월 2,000만 원 언저리로 내려간다. 층을 쪼갤수록 비는 칸이 늘고, 비는 칸은 관리비까지 물어낸다. 임대인이 임대료를 못 내리는 것도 아니다. 내리는 순간 건물 감정가가 따라 내려가니 비워 두는 편을 고른다.
12.전시 쪽은 다르게 굴러간다. 두 동의 전시 면적과 관람 시간으로 수용 상한을 잡으면 하루 1,200명이 나오고, 그 절반이 온다고 보고 객단가를 2만 원으로 잡으면 석 달에 9억 원대 매출. 계산에 쓴 값은 아래 도표에 적었다.
13.몰입형 전시가 공간에 내는 값은 티켓 매출의 12~15%쯤 된다. 위 매출에 대면 월 3,600만 원에서 4,500만 원. 층별로 다 채웠을 때와 같거나 그 위인데, 이쪽은 한 임차인에게서 확정으로 나온다. 만실을 못 채우는 거리에서 이 차이가 전부다.
쪼개서 놓느냐, 통째로 빌려주느냐 두 동 합계 월 수입 · 공개 수치로 계산해 본 값이며 실제 계약 조건이 아니다 층별 상가 임대 · 만실 가정 3,600만 원 층별 상가 임대 · 공실률 43.9% 반영 2,000만 원 전시 대관 · 티켓 매출의 12~15% 3,600~4,500만 원 계산 전제 · 1층 평당 월 30만 원, 위층과 지하는 그보다 한참 낮게 · 건폐율 57%로 한 층 34평 전시 면적 600㎡, 1인 5㎡, 관람 60분, 하루 10시간 운영으로 수용 상한 1,200명 실제 방문은 상한의 절반, 객단가 2만 원, 91일 기준
도표 읽는 법검은 막대 하나가 임차인 한 곳. 위 두 줄은 여러 칸을 다 채워야 나오는 값.
14.같은 전시가 도쿄와 오사카를 돌면서 33만 명을 넘겼다. 콘텐츠는 이미 팔린 물건이고 서울에서 새로 시험한 건 그릇 쪽. 미술관 규모의 상설관을 짓는 대신 골목의 다세대주택을 빌려도 되는가. 안 될 이유가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답.
지어지지 않은 호텔 · 뉴욕에 서지 못한 계획안. ⓒBRIQUE Magazine
지어지지 않은 호텔뉴욕에 서지 못한 계획안. ⓒBRIQUE Magazine
15.그런데 전시는 석 달이면 끝난다. 2년짜리 공사비를 석 달로 회수할 수는 없고, 이 건물의 값은 다음 임차인이 정한다. 방이 30개 넘게 남아 있고 층고가 제각각인 건물은 다음 콘텐츠에도 같은 이유로 팔린다. 화이트큐브로 밀어 버렸다면 사라졌을 값어치.
두 동 사이 · 용접해 세운 계단에 전시 그래픽을 둘렀다. ⓒBRIQUE Magazine
두 동 사이용접해 세운 계단에 전시 그래픽을 둘렀다. ⓒBRIQUE Magazine
한 칸이 한 주제 · 원룸 한 칸이 그대로 전시실. ⓒBRIQUE Magazine
한 칸이 한 주제원룸 한 칸이 그대로 전시실. ⓒBRIQUE Magazine
16.철거를 한 달 앞두고 연 전시가 시간을 벌어 줬고, 2년짜리 공사 끝에 그 다세대주택이 표를 받는다. 공실률 43.9%인 거리에서 임차인 한 곳이 전관을 확정으로 채운 게 이 판의 전부다. 근린생활시설에서 표를 받는 전시를 상설로 돌리려면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를 바꿔야 하고, 그때 피난계단과 주차대수가 새로 따라붙는다. 이 건물에 등록된 주차는 3대다.
참고: BRIQUE MAGAZINE 2026년 8월 「두 동의 다세대주택은 어떻게 하나의 전시장이 되었나」 · 하퍼스 바자 코리아 2026년 8월 신사하우스 소개 · 디자인플러스 2026년 「서울에서 처음 만나는 가우디의 건축 세계」 · 데일리아트 2026년 「가우디, 서울에서 다시 태어나다」 · Fever 예매 페이지 · gaudiseoul.com · BRIQUE MAGAZINE 2022년 「철거를 앞둔 다세대주택에서 열리는 홈&라이프스타일 전시 메종 투 메종 2022」 · OUR LABOUR 「래콜렉티브: 25개의 방」 · 집품 신사동 522-23 건물 정보 · 이투데이 2026년 6월 2일 가로수길 르포(Cushman & Wakefield 조사 인용) · 한국부동산원 소규모 상가 임대가격지수. 확인한 값은 다음과 같다. 전시 기간 2026년 8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9월 25일 휴관), 운영 10시부터 20시까지·마지막 입장 19시·권장 관람 60분, 성인 정가 27,000원·주중 할인 22,000원·일반 할인 23,000원·학생 15,000원대, 원본 자료 약 30점·승인 재현품 42점·테마 공간 7개, 설계 이로재(승효상)·공간 기획 jpa·미디어아트 NAKED·주최 Gaudí Foundation과 가우디 서울, 2022년 「Maison to Maison 2022」는 메종 코리아 주최로 방 32개에 크리에이터 28명 참여, 건물은 신사동 522-23 대지 199.5㎡·연면적 431.13㎡·지상 3층 지하 1층·최고 높이 8.8m·철근콘크리트·사용승인 1995년 9월 20일·제2종근린생활시설·등록 주차 3대·건폐율 57%·용적률 158%, 2021년 5월 매매 60억 원, 2025년 서울 상권 공실률은 가로수길 43.9%·한남 이태원 11.2%·홍대 10.4%·명동 4.9%·성수 3.4%, 가로수길 1층 임대료 평당 월 30만~35만 원, 도쿄·오사카 전시 누적 33만 명 이상. 월 임대수입 1,800만 원과 3,600만 원, 공실 반영치 2,000만 원, 수용 상한 1,200명, 하루 500명, 객단가 2만 원, 석 달 매출 9억 원대, 공간 몫 12~15%와 월 3,600만~4,500만 원은 공개 수치로 계산해 본 값이며 사업 주체의 발표치가 아니다. 실제 임대 조건과 공사비, 관람객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두 동을 합친 연면적과 전시 면적은 한 동 등기와 공개된 층 구성으로 잡은 값이고, 이 건물이 용도를 바꿨는지도 공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용도변경과 피난·주차 관련 서술은 일반 기준을 요약한 것이라 개별 사업은 관할 심의에서 갈린다. 사진 ⓒ각 저작자(캡션 표기). 개인 열람용으로 출처를 밝혀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