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아 도는 산책로공중 산책로가 잔디밭을 두 층으로 감는다. 사업자가 공개한 완성예상도. ⓒ東京建物
데일리 스페이스
시가 낸 돈은 4,660만 엔, 나머지는 사우나가 갚는다 (일본·공원 건축)
2026.09.02
지난달 7일 일본에서 3,572㎡짜리 시립공원 하나가 다시 열렸다. 광장 다섯과 226m짜리 공중 산책로, 나무 160그루가 들어갔고 공원 안에는 철골 4층 건물이 섰다. 그 건물 3층과 4층은 사우나다. 지자체가 내놓은 돈의 상한은 4,660만 엔이었다.
1.2026년 8월 7일, 후쿠오카시 하카타구(博多区)의 메이지공원(明治公園)이 다시 문을 열었다. JR 하카타역에서 걸어서 4분, 부지 3,572㎡. 1965년에 처음 생긴 공원이고, 개원할 무렵 이 일대는 논과 습지였다고.
2.그 뒤로 이 땅은 오래 파헤쳐져 있었다. 2008년부터 침수 대책 공사와 지하 송전관로 공사, 역 앞 광장 지하주차장 공사가 차례로 부지를 점용했고, 2011년에 재정비에 들어가 2015년에 일부만 다시 열었다. 완성된 모습이 나오기까지 15년.
지어진 뒤같은 자리를 준공 직후에 찍은 사진. 잔디는 아직 덜 찼다. ⓒ東京建物
3.새로 선 것은 둘이다. 철골 지상 4층에 연면적 1,588㎡인 상점동, 그리고 그 건물과 잔디밭을 감아 도는 길이 226m짜리 입체 원로(立体園路). 총합 디자인 감수는 후지모토 소스케(藤本壮介), 설계는 아즈사설계(梓設計), 시공은 아사히공무점(旭工務店).
놓인 자리붉은 칸이 사업 대상지. 오른쪽이 하카타역, 위쪽에 「東京建物博多ビル」이 함께 찍혀 있다. ⓒ東京建物
4.녹지는 1,400㎡, 부지의 39%다. 심은 나무는 재래종으로 160그루쯤. 남은 자리에 광장이 다섯 흩어져 있고 이름이 모두 「니와(にわ)」로 끝나는데, 한가운데 잔디밭이 노노니와(野々にわ), 계단처럼 앉는 자리가 엔노니와(縁のにわ), 테라스가 유이노니와(結のにわ), 옥상이 소라노니와(空のにわ), 가로변이 마치니와(街にわ).
배치도파란 칸이 민간이 짓는 수익시설, 주황 선이 그 돈으로 정비해 시에 넘기는 원로와 광장. 오른쪽 위 회색 덩어리가 환기탑. ⓒ東京建物
5.입체 원로는 땅에서 시작해 두 층을 감고 올라가 상점동 옥상에 닿는다. 계단과 경사로가 번갈아 나오고, 난간은 가는 세로살을 촘촘히 세워 걷는 동안 아래 나무 우듬지가 살 사이로 끊겨 보인다. 여름 낮에는 이 상판이 아래 산책로에 그늘을 떨어뜨린다. 8월 하카타의 낮을 생각하면 저 그늘이 곧 체류 시간.
겹치는 두 층가운데가 잔디밭, 그 위를 원로가 두 층으로 지난다. 상판이 덮은 만큼 아래가 그늘이 된다. ⓒ東京建物건물에 붙는 지점원로가 그대로 상점동 상층으로 이어진다. 뒤로는 하카타역 앞 오피스 가로. ⓒ東京建物
6.상점동은 세로 루버로 감쌌고 층마다 테라스가 곡선으로 물러났다 나온다. 부지 한쪽에는 지하 시설의 환기탑이 서 있는데 이걸 치울 수 없으니 둘레를 화단으로 둘러 가렸다. 밤 0시가 되면 입체 원로와 상점동은 닫힌다. 공원 바닥은 24시간 열려 있고 새벽 5시 30분에 위층이 다시 열린다.
세로 루버테라스가 층마다 다르게 물러나 그림자가 계속 바뀐다. ⓒ東京建物
7.이 공원은 도시공원법의 공모설치관리제도(Park-PFI)로 만들었다. 민간이 공원 안에 음식점·매점 같은 수익시설을 짓고,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원로와 광장 같은 공공시설까지 함께 정비해 지자체에 넘기는 방식. 후쿠오카시가 관리하는 공원에서는 이번이 처음.
8.후쿠오카시가 공모 때 내건 부담 상한은 4,660만 엔이었다. 우리 돈으로 4억 4,000만 원 남짓. 사업자는 2023년 8월에 우선협상권을 받았고 이듬해 6월 14일에 계획 인정을 받았으며, 설치관리허가 기간은 수익시설 공용 개시일부터 20년.
9.사업자가 실제로 얼마를 넣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연면적 1,588㎡짜리 철골 4층에 목욕 설비까지 들어갔으니 평당 150만 엔으로 잡으면 상점동만 7억 엔대. 여기에 226m 철골 원로와 광장 포장, 조경을 더하면 총액이 11억 엔 안팎으로 추정된다. 시가 낸 돈은 그 4%에 못 미친다.
도표 읽는 법막대 길이가 금액. 옅은 막대가 세금, 검은 막대가 민간 돈.
10.3층과 4층은 도시형 스파 토토파(TOTOPA)가 쓴다. 요금은 2시간에 2,980엔이고 소프트드링크와 타월값이 들어 있다. 우리 돈 2만 8,000원쯤. 아래 두 층에는 베이커리 란드바게리(Land Bageri)와 이탈리안 갓비(GABBI HAKATA), 카페바 포스커피(POSS COFFEE), 피자집 400℃ PIZZA Piu, 맥주바 CONTINUE?가 들어갔고 한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3층과 4층목욕 구역은 기후 다지미(岐阜多治見) 타일로 마감했다. 사업자가 공개한 완성예상도. ⓒ東京建物
11.스파가 하루 200명을 받는다고 보면 연매출은 2억 엔대. 도시형 온욕시설의 영업이익률을 15%로 잡으면 3,000만 엔쯤 남는다. 아래층 점포 다섯에서 걷는 임대료를 매출의 12%로 계산하면 연 5,000만 엔대.
12.여기서 3,572㎡ 청소와 야간 경비, 조경 유지비가 빠져나간다. 남는 돈에 20년을 곱해도 투자 원금을 겨우 넘어선다. 이자와 감가상각, 법인세를 얹으면 남는 게 없다. 공원 사업만 놓고 보면 돈 버는 장사가 아니다. 그 셈을 알고도 같은 회사가 두 번째로 뛰어들었다.
도표 읽는 법위 두 줄이 들어오는 돈, 세 번째 줄이 나가는 돈. 아래 두 줄이 20년을 곱한 결과.
13.공원은 사람을 오래 붙잡지 못한다.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은 공짜이고, 공짜 시간에서는 돈이 나오지 않는다. 2시간짜리 입장권이 그 공짜 시간을 유료로 바꾼다. 하카타역에서 4분 거리에 짐을 맡기고 씻고 나올 곳이 있다는 사실도 신칸센을 갈아타는 사람에게는 값이 있다.
소라노니와산책로 끝이 닿는 옥상 광장. 상점동 위에 얹혔지만 공원 시설이다. ⓒ東京建物
14.같은 회사가 도쿄에서 먼저 해 본 일. 국립경기장 앞 1.6ha짜리 도립 메이지공원(都立明治公園)이 도쿄도 최초의 Park-PFI였고, 그 컨소시엄의 대표 구성단체가 도쿄건물(東京建物)이었다. 2023년 10월에 일부 개원했고 이듬해 3월 22일 그 안에 토토파 1호점이 붙었다. 요금은 1시간 1,980엔부터 시작하는 시간제. 그 가게가 이듬해 전국 사우나 순위에서 1위를 받았다.
먼저 한 곳도쿄 국립경기장 앞 도립 메이지공원. 같은 회사가 대표로 맡은 첫 Park-PFI다. ⓒ東京建物
15.회수처는 공원 밖에 있다. 사업자가 낸 안내 지도에는 공원에서 북쪽으로 몇 분 거리에 「東京建物博多ビル」이 함께 찍혀 있는데, 1985년에 준공한 연면적 9,828㎡짜리 오피스 건물이고 이 회사가 후쿠오카에 가진 자산. 2025년 6월에는 하카타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에 연면적 5,129㎡짜리 오피스를 새로 착공했다. 후쿠오카 오피스 개발로 16년 만에 돌아온다는 발표가 공원 공사가 시작된 뒤에 나왔다.
깔아 둔 것들후쿠오카 출신 작가 KYNE의 패널이 산책로 옆에 섰다. 목욕 구역 벽에도 같은 작가의 타일 작업이 들어갔다. ⓒ東京建物
16.하카타역에서 4분 거리에 있던 3,572㎡ 공터가 2024년 가을 착공을 거쳐 광장 다섯과 226m 산책로, 사우나 하나로 바뀌었고 후쿠오카시가 내놓은 돈은 4,660만 엔이었다. 국내에서 같은 계산을 해 보면 20년이라는 기간에서 먼저 막힌다. 공유재산 사용수익허가는 5년이 원칙이고 기부채납한 재산의 무상사용도 상한이 20년인데 실무에서는 그보다 훨씬 짧게 끊긴다. 11억 엔을 20년에 겨우 회수하는 구조에서 기간이 반으로 줄면 계산 자체가 서지 않는다. 도시공원 안에 목욕장을 공원시설로 앉힐 수 있느냐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