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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기간의 외관 · 2025년 7월에 찍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네덜란드관. ⓒ武田信徳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행사 기간의 외관2025년 7월에 찍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네덜란드관. ⓒ武田信徳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데일리 스페이스

엑스포가 끝나자 37채가 헐렸고, 이 한 채는 섬으로 갔다 (일본·이축 건축)

2026.09.10

오사카 엑스포가 문을 닫은 지 11개월. 참가국이 직접 지은 해외관 42채 가운데 37채가 헐려 땅으로 돌아갔다. 한 채는 헐리지 않았다. 팔렸다. 6월 29일에 계약서에 도장이 찍혔고, 부재는 창고에서 다음 주소를 기다린다.

1.2026년 6월 29일, 파소나 그룹(パソナグループ)이 네덜란드 파빌리온 「A New Dawn」의 양도계약에 서명했다. 상대는 이 건물을 지은 네덜란드·일본 컨소시엄 AND(A New Dawn) B.V. 옮겨 갈 자리는 효고현 아와지시(淡路市)의 유메부타이 지속가능 파크(夢舞台サステナブルパーク).
2.원 건물은 2025년 4월 13일 개막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유메시마(夢洲) 회장에 섰다. 설계는 암스테르담의 RAU Architects, 시공은 아사누마구미(淺沼組). 연면적 1,023㎡에 지상 2층, 철골에 시스템 트러스를 섞은 구조. 설계사가 발표한 총면적은 1,157㎡로, 산정 기준이 달라 두 숫자가 함께 돈다.
정면 · 물결처럼 겹쳐 세운 슬랫이 정면 전체를 덮는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정면물결처럼 겹쳐 세운 슬랫이 정면 전체를 덮는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3.파사드는 흰 슬랫을 물결 모양으로 겹쳐 세운 것이고, 그 길이를 전부 더하면 425m가 된다. 네덜란드와 일본이 교역해 온 햇수와 같은 숫자.
낮의 슬랫 · 겹친 판 사이로 빛이 갈라져 들어온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낮의 슬랫겹친 판 사이로 빛이 갈라져 들어온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4.안으로 들어가면 상자 한가운데에 빛나는 구체가 걸려 있다. 관람객은 손바닥만 한 오브를 하나 받아 들고 전시를 도는데, 구체 안에서는 360도 영상이 돈다. 물을 다스려 온 나라가 재생에너지를 설명하는 자리. 거기 놓인 것이 해 뜨는 장면이다.
구체가 걸린 실내 · 사각 상자 안에 구체를 매달아 상영과 행사에 함께 썼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구체가 걸린 실내사각 상자 안에 구체를 매달아 상영과 행사에 함께 썼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구체 단면도 · 구체가 두 개 층을 가로질러 걸린다. ⓒRAU Architects
구체 단면도구체가 두 개 층을 가로질러 걸린다. ⓒRAU Architects
5.여기까지는 잘 만든 파빌리온. 이 건물이 나머지 41채와 갈린 곳은 접합부에 있다. 부재를 용접하지 않고 볼트로 물렸고, 쓴 자재를 전부 Madaster라는 플랫폼에 등록했다. 철 몇 톤이 어느 규격으로 어디에 박혀 있는지가 목록으로 남아 있다는 뜻.
뜯을 수 있게 · 용접 대신 볼트로 물린 접합부. 설계사는 이 디테일을 해체성이라 부른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뜯을 수 있게용접 대신 볼트로 물린 접합부. 설계사는 이 디테일을 해체성이라 부른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6.그 목록이 값을 한 때가 지난봄. 엑스포협회가 정한 부지 반환 기한은 2026년 4월 13일이었고, 6월 12일 기준으로 참가국이 직접 지은 타입A 파빌리온 42채 가운데 37채가 해체와 반환을 마쳤다. 회장 전체로는 90%가 철거됐다.
참가국이 직접 지은 42채는 어디로 갔나 2026년 6월 12일 기준 · 타입A 파빌리온 42채 해체·부지 반환 완료 37채 남은 5채 해체한 부재를 그대로 다시 세우기로 한 것 · 네덜란드관 1채 자재나 부분만 다른 곳으로 · 룩셈부르크관, 스위스관, 포르투갈관 등 일부
도표 읽는 법위 막대는 부지를 돌려준 채수다. 네덜란드관은 해체를 마쳐 그 37채에 들어가며, 아래 두 줄은 해체한 뒤 자재가 어디로 가는지를 따로 센 것이다.
7.사겠다는 쪽에서 보면 파빌리온은 사기 어려운 물건. 도면과 실제가 다르고, 어느 부재가 재사용 가능한지 알려면 실사를 새로 해야 하며, 그 비용이 건물값을 넘는 경우가 흔하다. 재료 목록은 그 실사를 파는 쪽이 미리 해 둔 것과 같다.
1층 평면도 · 구체를 중심에 두고 동선이 한 바퀴 돈다. ⓒRAU Architects
1층 평면도구체를 중심에 두고 동선이 한 바퀴 돈다. ⓒRAU Architects
8.사는 쪽은 왜 이걸 원했나. 파소나 그룹은 2020년에 본사 기능 일부를 아와지시마로 옮기겠다고 발표했고, 2024년 5월까지 옮겨 온 인원이 1,300명, 조리사와 시설 운영직까지 더한 섬 안 근무자가 약 2,000명이다. 사무실은 이미 있다. 없는 것은 그 2,000명이 모일 만한 건물 하나.
9.이 회사에서 섬 사업이 차지하는 무게는 결산에 나온다. 2026년 5월기 3분기 누계로 지방창생·관광 부문 매출이 596억 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4% 늘었다. 같은 기간 그룹 전체 매출이 2,294억 엔. 넷 중 하나가 여기서 나온다.
남측 입면도 · 슬랫이 만드는 물결이 입면에 그대로 그려져 있다. ⓒRAU Architects
남측 입면도슬랫이 만드는 물결이 입면에 그대로 그려져 있다. ⓒRAU Architects
10.매각 금액도 이축 공사비도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이 규모의 사무소를 새로 지으면 공사비가 ㎡당 40만 엔 안팎이니 1,023㎡면 4억 엔 남짓 든다. 이축은 자재값이 이미 치러진 대신 해체·운반·보관·재조립이 붙어 신축의 60~80%쯤 되는 것이 보통이고, 여기서는 유메시마에서 아카시해협대교를 건너 약 80km를 실어 나른다. 공개 수치가 없어 업계 단가로 잡은 어림.
대옥근링 아래 · 행사 기간에 파빌리온은 목조 링 안쪽에 있었다. 그 링도 지금은 200m만 남았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대옥근링 아래행사 기간에 파빌리온은 목조 링 안쪽에 있었다. 그 링도 지금은 200m만 남았다. ⓒZhu Yumeng · RAU Architects
11.받는 땅에도 내력이 있다. 간사이국제공항을 메우려고 표고 160m짜리 산을 파낸 자리. 거기에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28ha짜리 단지를 앉혔고, 문을 연 것이 2000년 3월이다. 채석장을 되살린 곳 위에 이번엔 헐릴 뻔한 건물이 올라간다.
받는 땅 ·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와지 유메부타이. 파빌리온은 이 단지의 지속가능 파크로 간다. ⓒCreative1222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받는 땅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와지 유메부타이. 파빌리온은 이 단지의 지속가능 파크로 간다. ⓒCreative1222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12.다만 그 단지의 장부는 밝지 않다. 유메부타이를 운영하는 제3섹터는 개업 이래 누계 손실이 14억 엔에 이르렀고, 효고현은 2024년에 매각까지 포함해 운영 방식을 다시 보겠다고 했다. 건축상까지 받은 안도 다다오 건축이 현의 처분 목록에 오른 상태에서, 그 옆 부지는 민간 회사가 채운다.
백단원 · 산을 깎아 낸 경사면에 만든 계단식 화단. ⓒCreative1222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백단원산을 깎아 낸 경사면에 만든 계단식 화단. ⓒCreative1222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13.파소나는 자기 관도 옮긴다. 엑스포에 냈던 파소나 파빌리온을 되살린 상설 뮤지엄이 부지 약 3,000㎡·건축면적 약 1,600㎡ 규모로 올가을 유메부타이에 문을 열고, 네덜란드관 건물의 이축은 2027년도 안에 하겠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계약서에는 3년 안에 재건축을 마친다는 조건이 들어갔다.
회장 · 유메시마에 섰던 엑스포 회장. 일반 관람객 2,557만 명이 이 문을 지났다. ⓒNitaMTE1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회장유메시마에 섰던 엑스포 회장. 일반 관람객 2,557만 명이 이 문을 지났다. ⓒNitaMTE1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14.관람객 수로만 보면 네덜란드관은 크게 두드러진 집이 아니었다. 일반 관람객 2,557만 명 가운데 이 관에 들어간 사람이 120만 명, 21명에 한 명꼴. 반년 장사가 끝난 뒤에도 값이 남은 이유는 손님 수가 아니라 뜯는 방식에 있었다.
15.네덜란드는 이 실수를 한 번 해 봤다. 2000년 하노버 엑스포에서 MVRDV가 설계한 네덜란드관은 석 달 남짓에 280만 명을 받고 건축사에 남았지만, 폐막 뒤 쓸 곳을 정해 두지 않아 23년을 빈 채로 서 있었다. 3층에 심은 숲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동안 저 혼자 자랐고, 학생 아파트 386세대를 붙여 되살리는 공사가 시작된 것이 2023년. 두 번째 파빌리온은 폐막 반년 전에 이미 살 사람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폐막 뒤 다음 주인이 정해지기까지 같은 나라가 낸 두 파빌리온을 나란히 놓은 것 하노버 2000 · 폐막 2000년 10월 → 재생 공사 착수 2023년 23년 오사카 2025 · 폐막 2025년 10월 → 양도계약 2026년 6월 8개월 막대 길이는 기간에 비례한다. 오사카 쪽은 기본 합의만 보면 개막 12일 뒤에 이미 잡혀 있었다.
도표 읽는 법하노버 쪽 재생은 2023년 착공이고 완공 목표가 2025년이라, 두 막대는 다음 용도가 정해진 시점까지만 잰 것이다.
16.반년 쓰자고 지은 1,023㎡짜리 집. 헐리는 대신 팔려 섬으로 간다. 붙은 값은 손님 120만 명이 아니라 볼트로 물린 접합부와 자재 목록이었고, 그것이 매수자의 실사 비용을 대신 치러 줬다. 국내에서 같은 걸 하려면 그 목록을 받아 줄 데가 없다. 「재활용 건축자재의 활용기준」이 다루는 것은 콘크리트용 순환골재다. 뜯어낸 철골을 다시 구조재로 쓰려면 성능을 새로 인정받아야 하고, 그 절차가 사실상 신축 설계와 맞먹는다. 그래서 국내 현장에서 해체 부재는 값이 아니라 처리비로 잡히고, 처리비로 잡히는 물건을 아껴 지을 발주처는 없다. 짓기 전에 뜯는 날을 계산해 두는 일은 착한 결정이 아니라 잔존가치를 만드는 결정인데, 그 값을 인정해 줄 제도가 먼저 있어야 계산기가 돈다.
데일리 스페이스 #044 · 2026.09.10
출처. 파소나 그룹 보도자료(2026.6.29 「万博レガシーを兵庫県淡路島へ継承」), 일본경제신문(2026.6.29 · 2026.7.10), 日刊建設工業新聞, Re-urbanization 再都市化(2026.7), 神戸ジャーナル, TECTURE MAG 「万博パビリオンのリユース&レガシー継承状況」(2026.5.5), ArchDaily·designboom의 The Netherlands Pavilion Expo Osaka 2025 / RAU Architects 프로젝트 자료, 라디토피 「大阪・関西万博 パビリオン9割解体」(2026.6.18), 神戸新聞(2024.7 아와지 유메부타이 운영 검토 · 파소나 부임 인원), 파소나 그룹 2026년 5월기 3분기 결산 자료, MVRDV 「EXPO Campus」 보도자료, 국토교통부 「재활용 건축자재의 활용기준」.
이축 공사비는 공개된 금액이 없어 일본 사무소 건축 단가와 이축 관행으로 잡은 어림이며, 실제 계약 금액과 다를 수 있다. 연면적은 일본 측 건축개요 기준 1,023㎡와 설계사 발표 1,157㎡가 함께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