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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앞에 낮게 누운 유리 상자 · 숲을 등지고 잔디밭 끝에 선 요코스카 미술관. 지상으로 드러난 부분은 2개 층뿐이다. ⓒWiiii (CC BY-SA 3.0)
산 앞에 낮게 누운 유리 상자숲을 등지고 잔디밭 끝에 선 요코스카 미술관. 지상으로 드러난 부분은 2개 층뿐이다. ⓒWiiii (CC BY-SA 3.0)
데일리 스페이스

운영비의 13%를 표로 버는 유리 미술관이 10개월 만에 다시 열었다 (일본·미술관 대수선)

2026.09.17

도쿄만 입구의 시립 미술관이 9월 5일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한 해 운영비 가운데 관람료와 주차료로 채우는 몫은 13%. 적자 소리를 듣던 이 건물은 2024년에 관람객을 두 배로 늘려 놓고 공사에 들어갔다.

1.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의 요코스카 미술관(横須賀美術館)이 이달 초 다시 관람객을 받기 시작했다. 도쿄만 입구의 우라가 수도(浦賀水道)를 앞에 두고, 간논자키 공원(観音崎公園) 숲을 등진 자리. 설계는 2024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야마모토 리켄(山本理顕)이 맡았고, 개관은 2007년, 소장품은 약 5,000점.
2.휴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10개월. 낡은 공조 설비를 새것으로 바꾸고, 바깥벽을 보수해 다시 칠했다. 전시실 조명은 형광등에서 LED로 갈면서 방마다 밝기를 따로 맞추는 장치도 새로 넣었다. 전시실을 넓히거나 새 동을 붙이지는 않았다. 공사비는 시가 공개한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3.건물은 지하 2층, 지상 2층에 연면적 12,095㎡(약 3,660평). 그런데 바다 쪽 잔디밭에서 보면 유리 상자 하나가 낮게 엎드려 있을 뿐이다. 비탈진 땅을 써서 부피의 절반을 땅에 묻었기 때문인데, 숲 위로 머리를 내밀지 않으려는 선택이면서 바닷바람의 소금기를 맞는 면적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했다.
잔디 위로 조금 솟은 옥상 · 잔디밭 쪽에서 보면 옥상 난간과 작은 유리 상자만 눈에 들어온다. ⓒ陳 ポーハン (CC BY 2.0)
잔디 위로 조금 솟은 옥상잔디밭 쪽에서 보면 옥상 난간과 작은 유리 상자만 눈에 들어온다. ⓒ陳 ポーハン (CC BY 2.0)
절반을 묻고 두 겹으로 싼 단면 요코스카 미술관 ·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단순화한 개략도 · 축척 없음 바다 쪽 잔디밭 현관은 이쪽 산 쪽 공원 산책로 옥상 광장 전시실 · 천장 약 12m 구간 지면 안쪽 껍질 · 둥근 구멍을 낸 철판 바깥 껍질 · 유리 구멍은 북쪽일수록 크고 많게, 남쪽일수록 작고 드물게 뚫었다. 층 구성은 지하 2층·지상 2층.
개략 단면경사지에 부피의 절반을 묻고, 유리와 철판 두 겹으로 감쌌다. 산 쪽 길은 옥상으로 바로 이어진다.
4.껍질은 두 겹이다. 바깥은 유리, 안쪽은 용접한 철판. 유리가 소금기를 막아 주는 동안 철판이 실제 벽 노릇을 한다. 철판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둥근 구멍을 뚫었는데, 해가 곧장 들지 않는 북쪽은 구멍이 크고 많고, 남쪽은 작고 드물다. 큰 창을 따로 내지 않고, 들어오는 햇빛과 열을 구멍의 지름으로 조절한다.
유리벽을 따라 난 통로 · 유리 너머로 흰 벽이 겹쳐 보이는 좁고 긴 통로. ⓒ荻野目さん (CC BY 2.0)
유리벽을 따라 난 통로유리 너머로 흰 벽이 겹쳐 보이는 좁고 긴 통로. ⓒ荻野目さん (CC BY 2.0)
천장에 뚫린 구멍 · 크기가 다른 구멍마다 바깥 빛이 동그랗게 들어온다. ⓒ陳 ポーハン (CC BY 2.0)
천장에 뚫린 구멍크기가 다른 구멍마다 바깥 빛이 동그랗게 들어온다. ⓒ陳 ポーハン (CC BY 2.0)
5.전시동 가운데로는 천장 높이 약 12m, 폭 4~7.5m의 좁고 높은 전시 공간이 길게 지나간다. 흰 철판 벽과 천장에 뚫린 구멍마다 하늘이 동그랗게 박히고, 크고 작은 빛 조각이 벽을 타고 흩어진다. 2024년 여름 이 건물을 직접 안내한 야마모토는, 둥근 창 밖으로 배나 사람이 지나가면 그림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천장이 높은 전시 공간 · 구멍 난 흰 벽 아래로 그림이 걸리고, 중간 높이를 유리 난간 다리가 가로지른다. ⓒBanzai Hiroaki (CC BY 2.0)
천장이 높은 전시 공간구멍 난 흰 벽 아래로 그림이 걸리고, 중간 높이를 유리 난간 다리가 가로지른다. ⓒBanzai Hiroaki (CC BY 2.0)
둥근 구멍 너머의 바다 · 벽에 낸 둥근 문 너머로 창과 바다가 한 장면처럼 들어온다. ⓒBanzai Hiroaki (CC BY 2.0)
둥근 구멍 너머의 바다벽에 낸 둥근 문 너머로 창과 바다가 한 장면처럼 들어온다. ⓒBanzai Hiroaki (CC BY 2.0)
6.들어오는 길도 둘. 바다 쪽에서는 비탈과 정면 현관으로, 산 쪽 공원 길을 걸어 내려온 사람은 계단 없이 그대로 옥상 광장에 닿는다. 옥상에서 바다를 한참 보다가 건물 안으로 발이 향하도록 짠 동선. 공사 기간에도 앞 잔디밭인 바다 광장(海の広場)과 지하 주차장은 닫지 않았다.
옥상 광장 · 데크 위에 흰 탁자를 두고, 난간 너머로 바다를 내다본다. ⓒBanzai Hiroaki (CC BY 2.0)
옥상 광장데크 위에 흰 탁자를 두고, 난간 너머로 바다를 내다본다. ⓒBanzai Hiroaki (CC BY 2.0)
유리면 너머의 수평선 · 옥상 앞쪽에 깔린 격자 유리 뒤로 도쿄만 입구의 바다가 이어진다. ⓒBanzai Hiroaki (CC BY 2.0)
유리면 너머의 수평선옥상 앞쪽에 깔린 격자 유리 뒤로 도쿄만 입구의 바다가 이어진다. ⓒBanzai Hiroaki (CC BY 2.0)
7.설계자를 고르는 방식부터 달랐다. 요코스카시는 2002년 도면 경쟁이 아니라 설계자의 실적과 면접을 보는 자질 평가 방식(QBS)으로 야마모토를 뽑았다. 시로서는 처음 해 보는 방식. 설계안은 학예원들과 2년 넘게 논의하며 키웠다. 야마모토는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밖으로 열린 미술관을 목표로 했다고 돌아본다.
8.열린 미술관이라는 말은 표를 사지 않는 사람에게 무엇을 내주느냐로 드러난다. 여기서는 옥상과 잔디밭, 미술 도서와 전시 도록을 모은 무료 도서실이 그 몫이다. 프리츠커상 수상을 기념한 2024년 7월 1일에는 작품을 모두 걷어 낸 빈 전시실을 하루 무료로 열어 건물만 보여 줬다. 그 무렵까지 누적 관람객은 210만 명을 넘었다.
유리벽 옆의 도서실 · 서가와 책상 너머 유리벽 밖으로 언덕의 풀빛이 들어온다. ⓒna0905 (CC BY 2.0)
유리벽 옆의 도서실서가와 책상 너머 유리벽 밖으로 언덕의 풀빛이 들어온다. ⓒna0905 (CC BY 2.0)
9.짓는 데 든 돈은 47억 엔. 시의원 고바야시 노부유키(小林のぶゆき)가 시 자료로 따져 보니, 미술품 구입비 16억 엔까지 넣은 처음 비용은 69억 엔이었다.
10.시가 밝힌 한 해 운영비는 3억 8,000만 엔. 같은 계산에서 관람료와 주차료를 합친 한 해 수입은 약 5,600만 엔으로, 운영비의 13%를 스스로 벌고 나머지는 시 예산이 메워 왔다. 개관 14년째 무렵을 기준으로 뽑은 숫자다.
11.관람객은 오래 제자리였다. 개관 첫해 16만 5,961명, 2019년도 15만 1,431명, 2022년도 14만 2,690명. 15만 명 안팎을 오가는 동안 운영비는 거의 줄지 않는다. 건물을 열어 두는 데 드는 돈은 관람객 수가 아니라 면적과 설비를 따라가기 때문.
12.그러다 2024년도에 30만 1,086명. 석 달 동안 연 「스즈키 도시오와 지브리전(鈴木敏夫とジブリ展)」 한 전시에만 17만 2,658명이 들었다. 시와 가나가와현, 이벤트·여행 회사들이 실행위원회를 꾸려 함께 연 이 미술관의 첫 민관 공동 전시였고, 그 전까지 기획전 최고 기록은 6만 3,138명이었다.
15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요코스카 미술관 · 연도별 관람객 · 단위 명 2007년도 165,961 2019년도 151,431 2022년도 142,690 2023년도 162,022 2024년도 301,086 지브리전 관람객 172,658명 (2024년 3~6월) 요코스카시 발표 기준. 2008~2018년도, 2020·2021년도는 발표 자료에 없어 뺐다.
연도별 관람객15만 명 안팎이던 관람객이 2024년도에 두 배로 늘었고, 그 절반 넘게 지브리전 한 전시가 채웠다.
13.운영비를 그해 관람객 수로 나눠 보면 차이가 커진다. 한 해 3억 8,000만 엔을 15만 명이 나누면 한 사람에게 시가 쓰는 돈은 약 2,500엔. 30만 명이면 약 1,300엔. 운영비가 몇 년 전 숫자라 지금 금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4.올해 4월에는 요금도 손댔다. 소장품전 일반 관람료를 450엔으로 올리고, 전시 관람객에게 주던 주차 첫 1시간 무료를 없앴다. 시 전체 공공시설 사용료를 고치면서 물가와 시설 유지비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기획전 요금은 전시마다 따로 정하고, 재개관 첫 전시는 일반 1,200엔.
안내 데스크와 나선 계단 · 흰 벽과 나무 바닥 사이로 유리로 감싼 나선 계단이 위층으로 오른다. ⓒBanzai Hiroaki (CC BY 2.0)
안내 데스크와 나선 계단흰 벽과 나무 바닥 사이로 유리로 감싼 나선 계단이 위층으로 오른다. ⓒBanzai Hiroaki (CC BY 2.0)
15.몇 년 전 시의회에서는 미술관에서 손을 떼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고바야시 의원은 기업에 이름을 파는 명명권, 대관 위주 운영, 역사박물관 전환을 대안으로 냈다. 시가 실제로 간 길은 셋 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민간과 실행위원회를 꾸린 기획전으로 관람객을 두 배로 늘린 뒤, 2027년 개관 20주년을 앞두고 눈에 안 보이는 설비에 돈을 넣었다.
바다로 난 길 · 건물 옆 잔디밭 사이로 돌길이 바다 쪽으로 곧게 뻗는다. ⓒチャコ (CC BY-SA 2.5)
바다로 난 길건물 옆 잔디밭 사이로 돌길이 바다 쪽으로 곧게 뻗는다. ⓒチャコ (CC BY-SA 2.5)
16.반쯤 묻힌 유리 상자는 10개월 동안 공조와 조명을 갈고 다시 열었다. 그보다 먼저 석 달짜리 전시 하나로 17만 명을 불러 한 해 관람객을 두 배로 늘려 놓았다. 국내 공립미술관이 같은 길을 가려 하면 요금에서 먼저 막힌다. 관람료를 조례로 정해 둔 곳이 많아 올리려면 의회를 거쳐야 한다. 상설전은 무료이거나 몇천 원이라 운영비를 표로 채울 여지도 좁다.
데일리 스페이스 #048 · 2026.09.17
출처. 요코스카 미술관(横須賀美術館) 공지 「2026年9月5日(土)に再オープンします」(2026.7.1) · 「観覧料改定のお知らせ」(2025.12.23) · 「改修工事のための長期休館について」(2025.11.4) · 건축 소개 페이지, 요코스카시(横須賀市) 보도자료 「年間の観覧者数が歴代最高の30万人を達成」(2025.4.2) · 「鈴木敏夫とジブリ展 歴代最高の観覧者17万人を達成」(2024.6.19), tvk뉴스 「横須賀美術館 工事終えて再オープン」(2026.9), 타운뉴스(タウンニュース) 요코스카·미우라판 (2024.7.5 · 2026.8.21 · 2026.9.5), 비주쓰테초(美術手帖) (2026.7), Discover Japan 「横須賀美術館 鉄板とガラスのダブルスキン」, ArchDaily 「Yokosuka Museum of Art / Riken Yamamoto」, 고바야시 노부유키(小林のぶゆき) 블로그 「美術館撤退論(前編)」.
건설비·운영비·수입·수입 비율 13%는 고바야시 노부유키 요코스카 시의원이 시 자료를 바탕으로 개관 14년째 무렵에 정리한 수치다. 같은 글은 개관 전 6년과 개관 뒤 14년을 합친 총비용을 132억 엔, 실제 한 해 지출을 약 4억 3,000만 엔으로 계산한다. 관람객 한 사람당 운영비는 공표 운영비 3억 8,000만 엔을 관람객 15만 명·30만 명으로 나눈 단순 계산이다. 연면적 평 환산은 1평 3.3058㎡ 기준. 이번 개수 공사비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