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푸둥의 상하이과학기술관이 2년 10개월의 휴관을 끝내고 올해 춘절 첫날 다시 문을 열었다. 나선형 지붕과 유리 구체는 손대지 않았고, 8.2억 위안은 설비와 전시에 들어갔다.
1.2026년 2월 17일, 춘절 첫날 아침. 상하이 푸둥신구(浦东新区) 스지대로(世纪大道) 2000호의 상하이과학기술관(上海科技馆)이 다시 문을 열었다. 2023년 3월 31일 닫은 뒤 2년 10개월여 만이고, 지하철 2호선 역 이름도 이 건물 이름 그대로. 실명 확인에 시간대 지정까지 거친 예매였는데도 첫날 약 2만 명이 들어왔다.
2.공사비는 약 8.2억 위안. 1위안을 195원으로 치면 1,600억 원쯤 된다. 건물 수선 면적이 10만 600㎡, 전시를 새로 꾸민 면적이 2만 1,000㎡이고, 과학 교육 공간 1,400㎡를 따로 늘렸다. 상하이시는 이 공사를 상하이 공공 문화시설 가운데 가장 큰 기존 건물 개조라고 소개한다.
3.건물은 2001년 12월에 처음 열었다. 미국 RTKL과 상하이건축설계연구원(上海建筑设计研究院)이 함께 설계했고, 연면적 약 9만 8,000㎡가 1층에서 5층까지 나선을 그리며 올라간다. 그 한가운데에 유리 구체 하나. 이번 공사는 구조와 겉모습을 남긴다는 원칙에서 출발했고, 그래서 바깥에서 보면 25년 전 사진과 거의 구별이 안 된다.


4.구체는 삼각형 유리판을 철골 격자에 끼워 만들었다. 가까이 서면 유리 한 장 한 장이 하늘과 기둥을 조각조각 나눠 비추고, 그 뒤로 실내 층들이 겹쳐 보인다. 바닥 광장은 구체를 중심으로 동심원 줄눈을 그었다. 시공을 맡은 상하이건공(上海建工)은 이 공사를 겉은 남기고 기계·전기 설비를 통째로 갈아 끼운 "혈관 교체"라고 불렀다.

5.안쪽은 거의 새것. 상설 전시 구역은 열 곳, 전시 항목은 405개 묶음에 전시품 926점. 관람객이 손으로 만지고 움직여 보는 전시가 80%이고, 87%는 이 관에서 직접 기획했다. 가장 넓은 '열대우림 비경(雨林秘境)'은 3,170㎡로, 나무 사이로 물안개를 뿜는 실내 숲이다.

6.비행 구역 천장에는 1930년대 포드 트라이모터(Ford Trimotor) 실물과 복엽기 모형이 걸렸다. 지름 23m짜리 원형 LED 화면을 단 8K 돔 영화관도 새로 들였는데, 과학관은 이를 중국 과학관 가운데 가장 큰 LED 돔 상영관이라고 소개한다.


7.이 관을 채우는 사람은 누굴까. 아이 손을 잡은 부모. 1.3m 이하 또는 6세 이하 아이는 무료이고, 학생은 22위안, 성인은 45위안.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저녁 8시까지 연다. 저녁 개장을 주말과 공휴일에만 늘린 건 주말 가족 나들이에 시간표를 맞춘 것.

8.겉모습을 지킨 것도 계산에 들어 있다. 문을 닫기 전 이 관은 해마다 평균 300만 명 안팎이 찾았다. 푸둥의 큰길 끝에서 유리 구체를 보고 자란 세대가 이제 아이를 데려온다. 건물을 새로 지었다면 그 기억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했고, 남겨 둔 덕분에 재개관 첫날부터 줄이 섰다.

9.8.2억 위안을 수선 면적 10만 600㎡로 나누면 ㎡당 약 8,150위안. 원화로 ㎡당 159만 원, 평당 525만 원쯤 된다. 개관 당시 건설비는 자료마다 15억~17.5억 위안으로 갈리는데, 어느 쪽으로 계산해도 25년 전 명목 공사비의 절반 안팎이다.
10.입장료로는 이 돈을 갚지 못한다. 연 300만 명이 평균 30위안을 낸다고 치면 표 수입은 1년에 9,000만 위안 정도다(추정). 운영비를 하나도 빼지 않아도 공사비를 되찾는 데 9년. 이 관의 장부에서 입장료는 공사비가 아니라 운영비의 일부를 메우는 돈이고, 공사비는 시 예산이 낸다.
11.더 큰 비용은 닫혀 있던 시간. 연 300만 명을 기준으로 잡으면 35개월 동안 약 870만 명분의 방문이 사라졌다(추정). 그래서 휴관 기간을 줄이는 쪽에 공을 들였다. 설계를 총괄한 롄촹설계그룹(联创设计集团)은 2019년 초, 관이 아직 손님을 받던 때 일을 시작했다. 설계에 4년을 쓰고 문은 공사할 때만 닫았다. 설계팀은 공사 기간 내내 현장에 남아 인도까지 7년을 채웠다.
12.돈이 간 곳은 대부분 관람객 눈에 안 보인다. 전시를 새로 꾸민 면적은 수선 면적의 21%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공조·전기·소방 같은 설비와 마감 공사로 보인다. 과학관은 건물 전체의 에너지 효율이 15% 넘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운영비에서 해마다 빠져나가던 전기·냉난방 비용을 줄이는 쪽에 공사비의 큰 몫을 썼다.

13.영문 매체 몇 곳은 이 공사비를 82억 위안(약 12억 달러)으로 옮겼다. 중국어 원문의 '8.2亿元'을 열 배로 읽은 것이다. 그 숫자대로라면 ㎡당 8만 위안이 넘어 개관 때 건설비의 4~5배가 된다. 실제 숫자는 그렇지 않다. 껍데기를 살린 덕에 ㎡당 공사비가 개관 때의 절반 안팎에 그쳤다.
14.찾는 사람의 구성도 바뀌는 중. 올해 1~7월 과학기술관 본관과 자연박물관, 천문관 세 곳을 찾은 외국인은 약 20만 명으로, 전체의 5% 가까이였다. 거꾸로 계산하면 세 관의 7개월 방문자는 400만 명 안팎이 된다(추정). 방문객 대부분은 여전히 상하이와 주변 도시의 가족이지만, 관광 동선에도 이름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15.상하이는 개관 25년 된 과학관의 지붕과 유리 구체를 그대로 두고 8.2억 위안을 설비와 전시에 넣었고, 춘절 첫날 2만 명이 돌아왔다. ㎡당 8,150위안으로 개관 때 건설비의 절반 안팎에 끝냈고, 설계는 휴관 4년 전부터 시작했다. 국내에도 개관 20년을 넘긴 공공 과학관과 박물관이 늘고 있다. 여기서 먼저 걸리는 건 공사비보다 휴관이다. 공공 문화시설 예산은 보통 방문자 수로 성과를 설명하는데, 3년 가까이 방문자 0명인 기간을 예산서에 적어 넣는 결정이 가장 어렵다.
